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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만 : 스스로 잘난 체하며 겸손하거나 온유함이 없이 건방지고 방자함을 이르는 말. 성경에서 교만은 하나님의 은혜와 도움을 부인하는 최고의 범죄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
아아, 그는 오만하기도 했다. 그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심을 다해서 믿었을까. 아무도 손에 넣을 수 없어야했다. 없었어야 했다. 항상 그랬고, 그녀 스스로 그렇게 믿고 있었다. 감히 자신을 손에 넣으려 하는 그 건방진 자신감은 깔아뭉갰다. 그녀는 그랬다. 그게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자신의 가치를 지키는 그녀의 방법이었으니까.
그렇기에 그녀를 가지려고 하는 그는 정말로….
숨을 들이 삼키면 폐부 깊숙이 들어오는 공기가 선명하게 느껴졌다. 그는 항상 그랬다. 불가능하다고 그렇게 해서 될 것 같냐고, 그녀가 온 힘을 다해서 비웃는 것을 그는 웃어넘겼다. 낮은 웃음소리, 호선을 그리는 입술. 모든 것이 그였다. 그는 여유로웠다.
“나는 네 그런 점, 정말 싫어.”
“알아, 하지만 거부하지 않잖아?”
네가 못하게 하잖아. 그녀의 중얼거림은 한숨처럼 흩어져 자취를 감췄다. 그는 그녀를 천천히 옭아맸다. 마치 뱀 같은 움직임으로 말이다. 자신을 붙들고 있는 그의 손아귀에서 그녀는 벗어날 수 없었다. 아아, 불쾌하기도 하지. 그녀가 입술을 혀로 축이면 그가 낮게 웃음을 흘렸다. 자신감. 뭐, 말은 좋다. 그는 이미 자신감을 벗어난 셈이니 굳이 따지자면 오만, 혹은 교만. 그런 말이 더 잘 어울리는 축이었다.
“복잡하게 생각할 거 없이, 간단하게 생각하자.”
“뭐?”
“그렇게 날 세울 거 없잖아.”
그냥 네가 내 것이 되면 돼. 어쩜 이리도 이기적인 말을 그리도 쉽게 입에 담는지. 이상하잖아, 너는. 입술을 깨물었다. 차오르는 분노나, 혹은 억울함. 어떤 것이든지 뭐, 달갑지 않은 감정이었다. 마츠카와의 말은 무거웠다. 그렇게 내뱉은 모든 말이 농담 따위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녀는 아무런 말도 못했다.
허나 그것도 어디까지나 이뤄질리 없는 현실이었다. 그녀가 어렴풋이 그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 그가 그를 가질 수 없는 것도 사실. 그러니 불공평한 것이었다. 건방지고, 멍청하고. 밑도 끝도 없는 진창에서 발버둥을 치는 그가, 그리도 사랑스러웠다.
“혼자 그렇게 열심히 노력해봐.”
천천히 매끄럽게 그녀의 어깨를 타고 오르던 손을 그녀가 쳐냈다. 거친 파열음이 들리고 그의 손은 허공을 맴돌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보기 드물게 웃음이 걸려있었다. 혼자, 열심히. 그것은 분명 명백한 거절의 의사였고, 그가 그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 허공에 떠있던 손을 꼼지락거리던 그가 어깨를 으쓱였다.
“노력해야지.”
“흐응, 그래?”
“이렇게 힘들 줄은 생각도 못했지만.”
들려온 말에 그녀가 크게 웃음을 흘렸다. 그럴 줄 몰랐다고? 그가 그럴 리가 없었다. 다 알면서, 그 빌어쳐먹을 오만함을 가지고 일부러 접근한 것을 내가 모를 줄 알아? 인간은 감히 닿을 수 없는 존재에 닿으려 노력을 한다. 그래, 마치 신화에 나오는 이카루스처럼. 그렇게 평생 노력해보렴. 나는 너에게 닿지 않고, 너는 단 한 번도 나를 손에 쥘 수 없을 테니까 말이야.
“힘내봐, 나름대로.”
“네 그런 오만함조차 사랑스럽지.”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조심스레 들었다. 손등이 위로 올라오게 살며시 쥔 모습은 마치 에스코트를 하는 신사와도 같은 모양새라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 네가 나를 오만하다고 부를 줄이야. 그녀는 그리 생각을 하면서도 구태여 그의 손을 털어내지는 않았다. 아까와는 다르게 말이다.
“그래서, 내가 좋아?”
“아주. 무척이나.”
손등을 들어 올린 그가 그대로 자신의 허리를 숙였다. 그녀의 손등에 가볍게 제 입술을 맞춘 그가 매끄럽게 호선을 만들어냈다. 짧은 입맞춤에 닿았던 손등이 홧홧했다. 그 부분만 온기가 맺혀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만 같았다. 그는 그렇게 말했다. 그녀가 좋다고, 그래서 좋다고. 아, 그 말은 거짓이 아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만큼, 그가 하는 말에 있어서 거짓은 없다고.
그것은 분명 그의 몹쓸 자신감이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그 이상으로 그를 밀어내지 않았다. 그게 그녀의 변덕인지, 아니면 그녀도 그에게 절대 점령당하지 않을 자신이 있기에 하는, 그녀의 쓸데없는 자존심인지는 모르는 이야기였다.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그런 너를 사랑스럽게 여긴다고. 그와 그녀 둘 사이에 거짓은 없었다. 그것은 그의 오만인가, 그녀의 오만인가. 어느 쪽이든, 정상적인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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