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드림 합작 키스데이로 참가했었습니다.
마츠카와 잇세이 x 이류현 드림
키스데이 참 좋지 않은가요?
다른 분들의 예쁜 드림 > http://dreamingtogether.wixsite.com/day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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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 상황은 나에게 있어서 당황스럽기 그지 없는 상황이었다. 답지 않게 눈을 반짝이면서 나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라던가, 묘하게 들떠서 캘린더 앱을 켜놓은 그 액정이라던가 말이다. 둘 다 그리 달가운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 왜 그렇게 나를 바라보고 있는 거니. 그렇게 묻고싶었지만 막상 대답을 듣는다고 해도 이득이 없을 것 같아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왜 그러냐고 안 물어봐?"
"부담스러운데."
"얼른."
대답을 재촉하는 그의 시선에 불안하게 흔들리던 눈동자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입술을 괜히 물었다가 놓기를 반복하면서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러니까, 사실 그가 이렇게 묻기 시작한다면 나에게 좋은 일은 거의 없었다. 그에게만 좋은 일이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의 독촉을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눈앞에서 이렇게 애달프게 바라보는 시선을 거부할 수도 없기에. 깊게 들이마셨던 숨을 한숨처럼 내뱉은 후에 턱을 괴었던 손을 풀고 두 손을 기도하듯 끌어모았다. 제발 그가 이상한 소리를 하지 않게 해주세요, 하면서.
"그래서, 왜 그래?"
"오늘 무슨 날인지 알아?"
그가 물어오는 질문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오늘이 무슨 날이냐고? 잠깐, 그는 며칠이냐고 물은 것이 아니라 무슨 날이냐고 물어왔다. 기념일? 기념일을 챙긴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그런 일이 있을 리가 없었다. 생일? 그럴리가. 그의 생일은 학기가 시작하기도 전이다. 그렇다고 내 생일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렇다면 뭘까, 뭐였지?
"배구부 단체 회식?"
"그럴 리가 있어?"
"그럼 뭔데, 뭔데 마츠가 이렇게나 신이 났어?"
어깨를 으쓱이면서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현을 했다. 곧 이어진 웃음소리와 함께 그가 아까보다 좀 더 허리를 숙였다.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책상이 유일한 방패막이인 것 같았다. 가까워진 얼굴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그의 온기와는 정 반대로 낯설게 차가웠던 것 같았다. 그는 전에 없이 신이 나 있었다. 좋아하는 음식을 앞에 둔 것보다 더 들떠있는 것 같은 모양새에 나는 다시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이렇게나 가까운 거리는, 조금 곤란하다.
"6월 14일."
"오늘이지."
"키스데이래."
그런 걸 대체 어떤 놈팽ㅇ... 사람이 알려준 거야? 대뜸 그런 말을 하는 마츠카와의 얼굴은 정말 산뜻하기 그지 없었다. 와, 이 사람이 이렇게나 밝은 얼굴로 웃기도 하는 구나, 하고 새삼스럽게 다시 깨닫게 해주는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잔뜩 굳어버린 머리를 어떻게든 다시 굴리려고 노력했다. 그가 뱉은 말을 조심스럽게 다시 곱씹어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이 상황에 어울리는 말은 아니었던 것 같았다. 키스데이? 키스? Kiss? 내가 알고 있는 그 키스를 말하는 게 맞나? 수십번을 때리는 머리 속의 질문과 다르게 능글맞게 입꼬리를 끌어올리고 있는 그는 퍽 여유로워보였다. 참 담담하다. 어떻게 이런 말을 뻔뻔하게 뱉을 수 있지! 그것도 학교, 단 둘도 아니고 사람들이 진뜩 있는 교실에서 말이다. 이 남자의 뻔뻔함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건 예상 외로 더 뛰어난 것이었다. 그렇구나, 그랬구나. 키스데이. 말라온 입술을 혀를 내어서 쓸었다. 그의 시선이 진득하게 자신에게로 다가와 자신을 훑어내리는 것만 같았다.
"뭘 바라."
"뭐겠어?"
"잊어버리신 것 같은데, 여기는 교실인데?"
지금 그게 중요해? 그런 대답이 들려왔다는 사실에 나는 잠시 자신의 귀의 이상을 의심해봐야 했었다. 지금 이 사람 뭐라고 했지? 그게 중요하냐고? 잠시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면 나에게 중요한 게 대체 뭐가 더 있지? 입술과 입술이 맞부딪히는 그런 것보다는 학생답게 예의를 지키는-, 아니 이것도 나에게는 별로 어울리는 말은 아닌 것 같았다. 절로 한숨이 새어나왔다.
"여기는 교실이란 게 중요하고 여기서는 안 해."
"다른 곳에서는 해준다는 소리?"
"켁."
"기대할게. 여자친구 님."
능글맞게 입꼬리를 끌어당긴 그가 손을 뻗어 흐트러진 내 머리칼을 쓸었다. 답지 않게 조심스러운 손길에 한 번, 그리고 제 멋대로 이야기를 진행시켰다는 사실에 한 번 더 그렇게 두 번 놀랐다. 저기, 마츠? 뒤늦게 그의 이름을 외쳐 불러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니 그렇게 가버리면 어떡해? 구겨지는 표정은 이미 관리가 될 수 있는 지경을 아득히 뛰어 넘어 있었다. 키스데이, 그 날에 꼭 키스를 하란 법은 없잖아? 그래. 이거다. 나는 이렇게 반박을 했어야 했던 거였다. 멍청한 이류현. 영악한 마츠카와 잇세이! 뒤늦게나마 자신의 머리칼을 손으로 부여잡고 입술을 잔뜩 깨물어봤지만 달라지는 사실은 하나도 없었다. 아아, 이 이기적인 남자친구 님. 더 이상 보이지도 않는 그의 뒷모습을 향해서 의미 없는 욕설을 들이 부었다.
"왜 그렇게 무서운 표정이야?"
"그러게!"
"화났어?"
"아니!"
잔뜩 표정을 구기고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그가 나가버린 교실문만을 바라보고 있으면, 친구가 나에게 다가와 걱정을 해주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나를 향해 건네는 말에 이미 잔뜩 농락당했다는 생각에 흥분해 있는 나는 높은 소리가 빼액 하고 튀어나가고 말았다. 아아, 친구에게는 조금 있다가 진정한 후에 진심어린 사과를 건네야겠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던 사이, 그나마 존재감이 옅어져있던 사실이 다시 치고 올라와 안 그래도 바짝 올라있는 감정을 더욱 더 끌어올렸다. 빌어먹을 키스데이! 대체 누가 이런 기념일을 만들어서! 결국 그렇게 이어진 원망은 애꿎은 곳으로 향했다. 모든 연인이 달달한 사랑을 나누는 키스데이, 나와 나의 연인은 달달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기념일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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