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도 상당히 솔직하고 밝은 사람이기에 나는 그런 너의 반응을 지켜보는 것을 좋아했다. 내 앞에서도 감정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자신의 기분을 말하는 네가 그렇게 사랑스러웠으니까. 내 맞은편에 앉아서 환한 얼굴로 웃고 있는 너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손을 뻗어 너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내 행동에 너는 놀란 듯이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바라보다가 이내 눈을 감고 손바닥에 머리를 부볐다. 고양이 같네.
“이와쨩 손은 부드럽네.”
“네 머리칼이 부드러운 거야.”
“어라, 그래? 그건 기분 좋네.”
거 봐. 이렇게 가벼운 칭찬에도 너는 행복하다는 듯이 웃는다. 너에게 있어서 불행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 듯이 너는 항상 웃는다. 그런 모습이 참 좋다. 마치 나에게 있는 안 좋은 일도 네 웃음이 모두 감싸주는 기분이라서. 그래서 내가 너한테 반했나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내 앞에 놓여져 있는 음료수를 마셨다. 더운 날씨에 금방 녹아버린 음료수는 조금 밍밍한 맛이 났다. 시원한 카페는 좋았다. 마음 놓고 너를 바라볼 수 있으니까.
한참을 너를 바라보고 있으면 턱을 괴고 창밖을 바라보던 너는 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너는 입꼬리를 느긋하게 끌어올리고서는 잔을 쥐고 있는 내 손을 겹쳐 쥐었다.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온기와 손등에서 느껴지는 네 특유의 조금 높은 체온이 대비를 이뤄 미묘한 감각이 느껴졌다.
“왜 그렇게 웃어?”
너는 말은 하지 않고 그저 해사하게 웃고만 있었다. 뭐가 하고 싶은 걸까, 이 아가씨는. 한참을 기다려도 말을 하지 않는 너를 바라보다가 결국은 내가 먼저 너에게 물었다. 내 물음에 저는 그제서야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더니 살짝 굽히고 있던 허리를 쭉 펴고서 나를 향해 물었다.
“이와쨩은 행복해?”
“하아?”
“그냥 질문이야. 나랑 있어서 행복해?”
“그야,”
당연하지. 라는 말을 꺼내려는 것과 동시에 빙글빙글 웃고 있는 너의 표정에 순간 부끄러움이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스쳐지나갔다. 홧홧한 온기가 온몸을 휩쓸고 지나가는 것만 같았다. 뜨거워진 얼굴을 감추려 고개를 숙이고 작게 끄덕이면 너는 까르르, 하는 소녀와도 같은 웃음소리를 흘리고서 다시 한 번 나에게 말을 했다. 제대로 말로 해줘. 너는 왜 하필이면 이렇게 오이카와의 성격 나쁜 점을 닮아서.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씹다가 결국 한숨을 쉬고 입을 열었다.
“어, 행복해.”
내 대답에 너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손바닥의 온기로 다 녹아버린 얼음잔은 이제 서서히 자신의 온기를 잃고 있었다. 너는 배시시 웃으면서 잔에서 손을 떼어내 두 손으로 내 손을 기도하듯이 다소곳이 잡았다. 부끄럽다는 듯이 뺨에 오른 홍조가 사랑스럽다고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그거 알아?”
“뭘?”
“너의 행복이 내 행복이야.”
아아, 너는 이렇게 부끄러운 말을 당당하게도 한다. 창밖에서 들어온 햇빛이 더해져 한 층 더 화사한 웃음을 짓는 너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고서 내 손을 쥐고 있는 네 두 손위에 이마를 대었다. 참, 고마운 사람이다, 넌.
'DREAM > 전력' 카테고리의 다른 글
151011 드림전력 - 쿠로오 테츠로 (0) | 2015.10.11 |
---|---|
150906 드림전력 - 쿠로오 테츠로 (0) | 2015.09.06 |
150823 드림 글 전력 - 쿠로오 테츠로 (0) | 2015.08.23 |
150816 드림전력 - 이와이즈미 하지메 (0) | 2015.08.16 |
150815 드림전력 - 오이카와 토오루 (0) | 2015.08.1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