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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합작

우울합작 : 마츠류현

by 이류현 2017. 2. 28.


우울, 그 정의에 대하여 합작에 마츠류현으로 참가했습니다.

우울 소재 정말 좋아하는데 요즘 슬럼프라 표현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같은 분위기, 같은 내용, 너무 겹치는 게 많아서 괴리감 들고 자괴감들고 막...

헉 우울해...



다른 분들의 예쁜 드림컾들은 이쪽 > http://dreaminghan.wixsite.com/gloom




* 드림주 사망소재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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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네 감정에 대해서 감히 뭐라 말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감히 말을 해보면 바다 속에 가라앉는 것. 혹은 깊은 심연 속에 던져지는 것.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굳이 표현을 하자면 그렇게 표현할 수 있을 거다. 나를 잃은 너는 그렇게나 안쓰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그리도 안타깝게 나를 그리워하겠지. 허나 그것은 나의 생각일 뿐일지도 모른다. 그가 정말로 그리도 슬퍼하며 나를 그리워할지는 미지수 아닌가. 어쩌면 그는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를 사랑하고 있지는 않을 수도 있다.

 

모든 것이 나의 오만이며, 착각일 수도 있다. 그래도, 뭐 괜찮았다. 그만큼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뜻으로 포장할 수는 있으니 말이다.

 

아무튼, 이것은 분명 나를 잃은 네가 이런 식으로 슬퍼했으면 좋겠다는 빌어쳐먹을 정도로 어리석은 나의 소망이다. 멍청하고, 너무나도 순수한 자신의 연인이 나를 잃고 괴로워하길 바라는 이기적인 그의 연인. 나는 고작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었다. 그를 사랑하기에, 그의 사랑을 받기에 나는 이리도, 이만큼이나 부족한 사람이었다. , 그래. 그랬다. 그에게는 사과해야 마땅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런 나를 사랑한 너도, 조금은. , 그만하자. 이건 분명 너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것밖에 되지 않았다.

 

굳이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을 것이다. 내가 너의 감정에 대해서 살피고, 네가 슬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이유는, , 그래. 나는 아마도 곧이어 너에게 이별을 선언할 것이기 때문이다. 헤어질까? 의문으로 표한 이별은 잔인하기 그지없었다. 헤어지자. 그래, 차라리 이 말이 더 나을 것이다.

 

헤어지자.”

 

너에게 남긴 마지막 말은, 고작 그런 것이었다.

 

 

*

 

 

갑자기 다가온 이별에 대하는 올바른 자세란 대체 무엇일까. 저 자신은 좀처럼 생각할 수가 없었다. 이별선언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분명 후회해 마땅했다. 한 번 잡아보기라도 할 걸. 거절당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한 번이라도 손을 뻗어볼 걸. 앞으로 다시는 볼 수 없을 거였다면, 그랬다면. 숨을 들이 삼키면 자신은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네가 아니라, 내가 살아 있지.

 

, 표현이 뭔가 잘못되었음을 떠올렸다. 너는 왜 죽어버린 걸까. 핸드폰에 떠있는 메시지를 보면서 눈을 감았다. 장례식장으로의 길을 안내하고 있는 메시지는 너와 나의 친구가 보낸 것이었다. 하단에는 뭔가 사족이 붙어있었다.

 

마츠카와, 현이가 죽었어.

 

담담하다. 그렇게 쓰여진 글씨는 담백하기까지 해서 그 안에 감정이라고는 추호도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았다. 그녀가 죽었다는 사실만을 오롯이 전하는 그 글씨가, 꽤 맘에 들지 않았다. 그 문자를 보면 나또한 그렇게나 담담하게 그래, 그녀가 죽었구나. 그렇게 말해야만 할 것 같았다. ? 이유를 덧붙여 봐도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았다.

 

나는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를 찾아가기는 했다. 찾아가야만 했다. 가서 너의 사진 앞에서 울기라도 해야만 했었다. 그래야만 편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생각보다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저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을 정도로 느리게 겉옷을 챙기고, 현관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찾아간 장례식장에는 온통 검은 옷을 입은 사람뿐이었다. 너의 사진이 중앙에 걸려 있었고, 익숙한 얼굴들이 꽤나 많이 보였다. 하나같이 다들 내 어깨를 두드리면서 유감이라는 말을 남겼다.

 

유감. 그렇구나, 그런 감정이어야 하구나. 나는 그녀가 죽기 전에 이별을 선고받았다. 원망, 그래, 내가 느껴야 하는 감정은 분명 그럴 것이다. 나의 곁에서 죽는 것을 선택하지 않은 너를 나는 미워해야 할 것이다. 어차피 죽을 것이라면 차라리 같이. 숨이 멈췄다. 숨을 쉬는 방법을 잊어버린 것처럼.

 

마츠카와.”

아아.”

 

누군가 저의 이름을 부른다. 부름에 따라 나 또한 자연스럽게 응답했다.

 

알려주지 않아서 미안.”

 

바닥만 바라보고 있는 그는 나에게 그렇게 말을 했다. 아아, 너는 알고 있었구나. 그녀가 곧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것을. 이렇게 사진으로만 남게 된다는 것을. 나는 말을 아꼈다. 괜찮다는 말을 할 수는 없었다. 나는 괜찮지 않으니까. 감정의 파편이 바닥에 흩어져서 그 모든 조각들이 나를 찌르고 있는데, 어떻게 괜찮겠어?

 

그를 지나쳐 나는 네 사진 앞에 섰다. ‘헤어지자.’네가 마지막으로 내게 했던 말이 머릿속에 울린다. 영원한 헤어짐을 뜻하는 말이었어? 하고 싶은 말이 고작 그것뿐이었어? 아쉽지 않았어? 날 사랑했어? 수많은 질문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사랑했기 때문에 떠난다는 그 거지같은 말을 다른 누구도 아닌 네가 믿었다는 건 용납이 되지 않는 말이었다.

 

류현.”

 

너는 대답하지 못했다.

 

현아.”

 

대답할 리가 없었다. 우리들은 영원할 것이라고 오만한 생각을 하고 있었나보다. 아마도 나는 그렇게 자만을 하고 있었나보다. 헤어질 리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입술을 깨물었다.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저 가슴에 돌덩이라도 얹어놓은 듯이 무거웠다. 누군가 나를 짓누르는 것 같았다. 이게, 우울인가. 아니면 슬픔인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어찌됐든 결론적으로 나는 너 때문에 힘들었다.

 

사진 속의 너는 웃고만 있었다. 그래, 차라리 그렇게 웃어라. 왜 죽었냐는 것은 차마 물을 수도 없었다. 아마도 병이 아닐까 하는 것만 어렴풋이 느끼고 있을 뿐이었다. 류현, 이류현. 자신의 인생에 또 남을 리가 없을 것 같은 그런 사람. 잔인하게 저를 망치고 사라진 그 이름. , 존재. 이제 세상에 너는 없다. 아마도 그래도 나는 평생을 너의 그림자에 파묻혀서 살 것이다. 네가 없는 나는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것 같았으니까.

 

물었던 입술을 놓고서 나는 네 사진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네가 죽은 이 세상에, 나는 무슨 말을 남겨야 할지 상상이 안 됐다. 그저 지금 이 순간에도 네가 그리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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