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개 합작 두 번째 참여했었습니다.
공개는 옛날 옛적에 된 것 같지만... ㅎㅎ...
마츠카와 잇세이 x 이류현 x 쿠로오 테츠로
캐붕 및 설정붕괴 있습니다.
합작 페이지는 이쪽 > http://dreamtriangle2.creatorlink.net/I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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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비는 그다지 싫어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를 맞고 갈 정도로 사랑하지는 않았다. 이걸 어쩌지. 저 혼자 중얼거린 말은 금세 사라졌다. 비가 오기로 했던 건 알고 있었다. 다만 아침에 빠르게 달려나가는 바람에 우산을 놓고 온 것뿐이었다. 그렇게 말하기에는 조금 큰 실수였다고 생각했다. 이대로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릴까. 하지만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는 금방 그칠 것 같지 않았다.
어쩔 수 없다. 기다릴까. 한참을 바라봐도 얇아지지 않은 빗줄기는 아무래도 금방 그칠 것 같지 않았다. 한참을 가만히 비를 바라보다가 뛰쳐나가기 위해서 주섬주섬 가방을 챙기고 있을 때였다. 누군가 옆에 서는 것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좋았다. 우산이 펼쳐지는 소리가 들렸다. 상관 없었다. 그 우산이 제 위를 덮었다. 그제야 옆을 돌아봤다. 익숙하면서도, 묘하게 달갑지 않은 얼굴이 보였다. 마츠카와. 나지막이 그의 이름을 부르면 그는 어쩐지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았다.
“쓰고 가.”
“어?”
“감기 걸려.”
걱정을 받을 만한 사이는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아, 아니다. 받을 수는 있지만 분명 그것은 저에게 달가운 것은 아니었다. 괜찮아. 이정도 비를 맞는다고 무슨 일이 생기진 않을 것이다. 분명. 이 우산을 받으면, 어떻게 되는 거지? 묘한 걱정이 발밑으로부터 천천히 올라왔다. 스멀스멀 검은색으로 물든 감정 말이다. 얘가, 나에게, 기대를 품게 된다면. 띄엄띄엄 떨어진 문장이 희미한 머릿속을 점령했다.
“괜찮아.”
“…현.”
때마침 큰 벨소리가 울렸다. 주변의 공기마저 벨소리에 깨지는 것 같았다. 분리된 세상을 다시 부숴버리는 듯한 소리. 가방에 넣어놨던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액정에 찍힌 이름은 꽤나 낯선 이름이었다. 이 시간에 얘가 왜 나한테 전화를?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마츠카와는 여전히 나의 옆에 서있었다. 한숨을 집어삼키며 전화를 받았다.
[아-, 여보세요? 류현?]
“무슨 일이야, 쿠로오?”
[잠깐 미야기에 왔는데, 얼굴이라도 보자고.]
전화기 너머로 키득거리는 웃음은 묘하게 불길했다. 도쿄에서 미야기까지? 꽤나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왔다는 사실에 한 번 놀라고 그 와중에 나를 떠올려 만나려 한다는 사실에 한 번 더 놀랐다. 옆에 있는 사람의 기묘한 시선이 따가웠다. 쿠로오는 전화기 너머로 능청스럽게 웃고 있었다.
“비 와. 집에 갈 거야.”
[알아. 그래서 마중 나가는 중이야.]
“뭐?”
어이가 없었다. 뭘, 오는 중이라고? 생각지도 못한 말에 그대로 머리가 멈춰버린 것 같았다. 아, 그러니까. 마중을 오고 있다고? 마중이 뭐더라. 누군가를 데리러 오는 것. 아, 그러면. 누구를? 나를? 쿠로오가 나를 마중오고 있다고? 왜? 어째서? 끊이지 않는 물음은 이윽고 모든 것을 멈추게 하기에 충분했다.
[아오바죠사이 맞지?]
“어? 어….”
[다왔어.]
저 멀리서 누군가 교문을 향해 다가오는 게 보였다. 검은 머리, 꽤나 큰 키. 그와 어울리지 않게 들고 있는 무지개 색의 큰 우산. 태연히 웃고 있는 얼굴이나 핸드폰을 쥐고 있는 손이라던지. 참 익숙하면서도 낯선 얼굴이었다. 내 이름을 부르면서 손을 흔드는 녀석의 행동에 옆에 있던 마츠카와는 표정을 구겼다.
“누구야?”
그 질문에 한참을 망설이다가 입을 뗐다.
“…친구.”
아 그래? 라는 말로 끝난 호응은 텁텁했다. 데리러왔다는 사람과 데려다준다는 사람. 누군가 본다면 복 받은 고민이라고 할 정도였다. 친구와 저를 좋아하는 사람 사이에서 고민 한다는 것은. 가까이 다가온 쿠로오는 내 쪽으로 제가 쓰고 있던 우산을 기울였다.
“갈까?”
쭉 올라간 입꼬리에 걸린 자신만만한 웃음은 워낙 그답다는 생각을 했다. 쿠로오가 손을 내밀었다. 나는 그 손을 잡아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우산도 없는 와중에 저와 함께 놀자고 하는 사람을 거절할 확연한 이유는 없었다. 그럼에도 쉽사리 손을 잡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다. 확답을 못하는 모습을 먼저 확인한 것은 마츠카와 쪽이었다. 마츠카와는 조심스럽게, 하지만 단호한 손짓으로 내 손목을 잡았다.
“가지마.”
묘한 협박과 함께 조금은 애절한 어조.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누구야? 흐릿하게 쿠로오의 질문이 들려온 것 같았다. 세상이 흐렸고 지금 이 순간에도 비는 하염없이 굵어지고 있었다. 가지마. 날 좋아한다는 말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마음이 이상했다. 호수에 물방운 하나가 떨어진 것처럼 파동이 일었다. 그럼에도 그를 향해 시선을 돌릴 수는 없었다. 쿠로오의 재촉과도 같은 목소리가 있었다. 아, 어떡해? 나는 어떡하면 좋아? 대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오롯이 내가 결정해야 하는 일이었다. 나는 우유부단하고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이다.
“아.”
차라리 혼자 비를 맞고 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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