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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마츠류현

마츠류현 : 네 죽음이

by 이류현 2016. 5. 26.


드림주 이름은 없지만 취향타는 내용이라

굉장히 무미건조하게 써보고 싶었는데...

다시 강조합니다 부정적, 죽음에 관해 매우 민감한 소재(자살)가 등장합니다.






죽었대.

 

그 말이 남겨진 의미를 마츠카와 잇세이는 이해하려고 했지만 결국 이해하지는 못했다. 죽었대. 그 말은 분명 타인에게 전해들은 이야기였을 것이다. 누군가 눈으로 확인했을까? 잘은 모르겠다. 혹시 모르는 일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알고 있는 그 소녀는 너무나도 질기고 독한 소녀였기 때문에, 그래서 마츠카와 잇세이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뭐가 어떻게 됐다고? 다시 되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다시 말해봐. 마츠카와는 자신의 앞에 있는 친구를 재촉했다.

 

그는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리다가 결국 마츠카와의 시선을 피했다. 지금 무슨 말을 해도 그 사실을 분명히 이야기 한다고 해도 그는 믿지 않을 것이다. 그것만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러고 보니 두 사람은 꽤 친했다는 것을 떠올린 그는 한참이나 말없이 그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마츠카와는 주먹을 쥐었다. 그리고 힘껏 쥐어진 손은 하얗게 질렸다.

 

뭐하는 거야.

 

익숙한 웃음소리가 들린다. 어린애처럼 순수한 웃음소리. 마츠카와가 좋아하던 소녀의 목소리였다. 뭔가가 마츠카와의 손을 스치고 지나갔다. 서늘한 감각. 바람? 마츠카와는 잠시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봤다.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는데 자신의 손에는 그 감각이 선명했다. 마츠카와는 뒤늦게 쥐고 있던 주먹을 다시 펼쳤다. 소녀는 가끔 자신이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이렇게 장난스럽게 다가와서 웃곤 했다. 나름 위로하려는 걸까. 그때마다 자신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어넘기곤 했던 것 같다.

 

환청이지. 아마도. 마츠카와는 입술을 물었다. 하필이면, 하필이면. 먼저 갈게. 마츠카와의 앞에 있던 과거의 동급생은 어딘가 잔뜩 불안한 눈을 하고서 그 자리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었다. 마츠카와는 굳이 그를 잡지 않았다. 잡을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한참을 말없이 그 자리에 서있던 마츠카와는 뒷목을 손바닥으로 쓸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소녀가 없다면 자신이 이곳에 올 이유 따위는 없었다. 돌아가자. 그렇게 결심을 하고서 망설임 없이 뒤돌아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밖으로 나온 마츠카와는 안주머니를 뒤적였다. 소녀가 싫어하는 바람에 숨겨놨던 것이었지만, 별 의미가 없어져버리고 말았다. 담배곽을 쥐고서 한참을 그걸 내려다봤다. 자신의 행동의 대부분은 소녀가 만들어 놓은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소녀는 담배연기를 불쾌해 했지만 그렇다고 나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 모양이었다. 그녀가 말한 것이었다. 마츠카와는 담배곽에서 한 개피를 꺼내 입에 물었다. 쉽사리 불을 붙일 수는 없었다. 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주머니 속에서 손가락으로 라이터를 굴리다가 결국 꺼내들어 입에 물고 있던 담배에 불을 붙이고 연기를 한 모금 빨아들였다.

 

, 자기 몸은 자기 거니까, 어떻게 다루든 상관은 없지만. 운동선수가 그러는 건 좀 별로지 않아?

 

소녀가 그렇게 말을 했던가? 하여튼 정말 개인주의가 잔뜩 배어있는 사람이었다. 철저하게 자신과 남을 구분했다. 자신의 선 안에 들어와 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 자리에서 죽든 말든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선 안에서 조금이라도 엇나간다면 그 사람을 자신의 손으로 잘라내기도 하는, 철저한 개인주의. 조금 나쁘게 말하면 그것은 분명 이기주의였다. 근데 그래서? 그런 얘기를 하면 그녀는 한참을 말없이 볼을 긁적이다가 그렇게 말을 했다. ‘그래서?’ 그 말에 이을 수 있는 말을 마츠카와는 찾지 못했다.

 

 

걔 자살했대.

 

 

들려온 말은 너무나도 잔인했다. 그녀는 막을 틈 따위 주지도 않았겠지. 자신의 삶, 자신의 손으로 마감하겠다고 태연하게 대답을 하겠지. 너는 잔인하다. 놀라울 정도로. 눈물이 새어나올 정도로. 자살, 그게 얼마나 주위의 사람들에게 나쁜 행동인지 너는 알고 있을까? 마츠카와는 필터 끝까지 타들어간 담배를 바닥에 떨어트렸다. 아니, 이렇게 물어야할까. 너는 나를 떠올리기는 했을까. 그것은 분명히 확답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녀가 그를 떠올렸다고 해도 그녀는 멈추지 않고서 그 난간 위에 올라섰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너에게 대체 무슨 의미였지? 그는 한참을 멍하니 그저 앞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는 입술을 짓이겼고, 그녀는 아무런 말도 없었다. 꽤나 친했다고 믿었던 사이였는데, 그 때까지 연락을 주고받으면서도 너는 그런 낌새를 한 번도 보이지 않았다. 그 이후에 연락이 끊긴 그녀를 보면서 그는 그저 바쁘구나 하고 넘겼다. 그 이상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마츠카와 잇세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저에게 전해오지 않은 이 소식의 원인은 분명 그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무런 말도 하지 마. 그녀가 그렇게 말했으려나. 문득 자신의 친구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들은 알고 있었을까. 마츠카와는 억측이라고 웃어넘기면서 고개를 뒤로 젖혔다. 뭐하고 있는 거야, 나는.

 

마츠카와 너는 나를 잊지 않을 거잖아.

?

잊어야하는데도 불구하고.

 

언젠가 그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잊어야한다. 그 기준은 대체 무엇이지? 마츠카와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에게 그녀는 항상 이해하기 힘든 사람이었다. 이해하려 노력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그녀의 생각은 언제나 난해하고 복잡해서. 게다가 넌 타인이 너를 이해할 틈을 주질 않았지. 잔인하고도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그녀는. 잊을 수 있을까. 마츠카와는 자신이 없었다. 자신 또한 타인에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감정적인 타입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그보다 더 했다.

 

외로워 보이네, .

 

마츠카와는 그녀에게 그런 말을 했었다. 외로워 보여. 그 말에 자신을 어이없다는 듯이 올려다보는 그녀의 시선은 아직까지 생생하게 남아있었다. 외롭다. 대체 뭐가? 마주치는 말에 그는 말문이 막혔다. 그러게.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는 그 모습을 보다가 마츠카와는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재밌다는 듯이 까르륵 웃음을 흘렸다.

 

그렇게 외롭지만은 않아.

 

뒤늦게 돌아온 대답에 마츠카와는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찬 공기가 불어와 마츠카와는 주위를 둘러봤다. 유감스러울 정도로 텅 비어있는 거리에 외로움이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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