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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마츠류현

마츠카와 잇세이 : 앵스트

by 이류현 2016. 3. 16.


*사망소재 주의

*앵슷 존좋

* 까먹고 나중에 쓰지만 마피아 AU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할게.”

 

 

너의 마지막 말은 그거였다. 딱 그거. 그 이후는, 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워낙 급박한 상황이기도 했었고,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다는 게 제일 큰 원인일 것이다. 하필이면 너의 마지막 말을 잃어버렸어. 내가 잘못한 거지? 그런 생각을 했다. 너는 마지막까지 나를 지키려고 했었고, 나는 결국 너에게 지켜지고 있었다.

 

처량하고, 치졸하고. 나는 항상 너의 뒤에 숨어 있었던 게 분명했다. 나는 강하다고, 그렇다고 당당하게 큰 소리를 쳤으면서 너의 뒤에 숨는 것이 전부였다. 멍청하고, 멍청한 그런, 여자. 그게 나야. 너의 사람이 하필이면 나야. 후회 했니? 나를 받아들인 과거의 너를 저주했니? 그랬다고 하더라도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구나. 나는 그저 너를 떠나보낸 그런, 그런 사람이니까. 미워하렴, 그런 나를 온 마음을 담아 미워하며 떠나갔으렴. 그걸로 충분해. 뒷주머니에 넣어뒀던 총에는 6개의 총알이 그대로 들어있었다. 쐈어야 했을까. 그 때, 차라리 내가, 나를.

 

무미건조한 말이 떠올랐다 금방 흩어졌다. 사실 그럴 마음도 없었으면서, 살고 싶어서 벌벌 떨었으면서 잘도 그런 말을 한다. 한심하긴. 이기적이고, 자신을 위해서 살아가는 나는, 이렇게 그를 희생시켰다. 오직 나를 위해서, 나만을 위해서. 간단하잖아, 그게. 나를 버리는 것보다 타인을 버리는 게 더 쉬운 게 당연하잖아. 하필이면 그게 너였을 뿐이야. 많고 많은 그 사람들 중에서 하필이면 마츠카와 잇세이란 내 남자였을 뿐이야. 그렇게 생각하려 애써 자신을 위로하다가 모든 것이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서 책상에 엎드렸다.

 

오늘은 너의 장례식이었어. 내가, 제안했어. 그렇게라도 너를 보내주고 싶다고 그렇게 말을 했어. 다행이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어. 반대 했다면 분명 나는 그 사람을 죽였을 것 같아. 그게 너에게 향하는 최소한의 속죄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해. 나를 미워해도 좋아, 그래도 너는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이제는 내 곁이 아닌 그곳에서.

 

향내음에 구역질이 날 것만 같았지만 참아냈다. 너를 위해서, 너를 생각하면서. 신기하지? 사람이 없어. 아무도 없어. 이렇게 적막할 때는 항상 네가 나의 곁에 있어줬는데, 기억나? 혼자 있으면 네가 항상 나에게 왔어. 상냥하지 못한 말을 하곤 했지만 그래도 네가 있으면 외로움은 잊을 수 있었어. 나를 배려해서 그렇게 했다는 것을 나는 모를 수 없는 나이였지.

 

다 타버린 초록색 향은 이미 자취를 감췄다. 남은 것은 오직 재뿐이었다. 모두 다 타버리고 남은 것은 재. 너와 같았다. 재처럼 남은 추억들,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는 지워지지 않는 너의 잔재들.

 

눈을 감고서 마지막이라고 해도 좋을 그 기억을 다시 떠올렸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은 눈을 하고서 너는 그렇게 나를 보면서 말했다. 초점이 흐린 눈, 나를 바라보지 않는 것 같은 눈동자. 하지만 나를 부르는 너의 말. 네가 나를 부르는 것만은 분명했기에 나는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져 나올 것 같은 입을 틀어막고서 너에게로 다가갔다. 나의 품에 쓰러지듯이 안기는 너의 그 무게에, 나는 아까보다 더더욱 세게 입술을 물었다. 이 무게는 생생했다. 손 끝에, 피부에, 생생하게 느껴졌다. , 네가 떠나간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할게.

끝까지 곁에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

용서해줘.

 

 

눈시울이 뜨거웠다.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눈물에 앞이 흐려 보이지 않았다. 나는 네 용서를 받아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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